2018-09-19

퓨마야, 네 이름이 호롱이였구나 ......






노무현 대통령 이후 11년만의 평양방문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 날

난 너를 적어본다

2010년생 동물원에서 태어난 암컷

어려서부터 8년을 갇혀 살았다며?

사육사가 실수로 열어놓은 문으로 잠시 나갔었구나

처음 느낀 자유는 당황스러웠을테지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대전 오랜드 배수구에서 웅크리고 있었더구나

잘 죽었어 오히려 너에겐 그게 행복한 결말일테니

만물의 영장인 인류로서는

마취가 안듣는 맹수인 너를 죽일 수밖에 없었겠지

어떤 이유로든 사람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으니


다만 나는 오늘

탈출했다 포획되었다고 들어 안심했는데

마취가 풀려 결국은 사살되었다는 늦은 소식을 접하고

너의 일생을 잠시 생각해봤어

인간의 욕심에

오롯이 너의 영역이여야할 초원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사진으로 보기에 영 좁아보이는 철창에서 8년을 살다

잠시의 자유를 맛보고 죽어야했던 너의 일생말야


먹거리를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은 어쩔수 없다지만

그리고 수명대로 못 살다가지만

사람들의 구경거리와 교육을 빌미로

주어진 수명대로 평생을 거기서 살아야되는거였지

식을 위해 희생되는 것과 다른 의미로 비참했을 너의 생애

글쎄 이런것도 인간의 기준인가? 너의 생애를 비참하다고 생각하는게

아무튼 이렇게나마 결국은 자유로와졌네?

나는 오늘 너의 일로 동물원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긴 시간을 가져보려해



다만 나는 무굔데 말야 내세라는게 있다면

지금 1분여간을 오로지 너를 위해 기도하고 싶어

사람이든 뭐든 꼭 행복한 존재로

사람이면 어디 부자집 화목한 가정의 사랑받는 자식으로 태어나서

어려서 귀염받고 자라서 이쁨받고 더 자라서 존경받는 존재로 

천수를 누리다 가기를 말야

인간으로서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다

미안하다 행복하렴 저 멀리에서는


그곳에선 부디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초원의 바람을 등에 이고

힘껏 달리길 바래


KnowNothing 님의 글과 사진을 옮겨왔습니다.

#퓨마 #호롱이 #동물원 탈출 #마취 사살
..



댓글 1개 :

  1. 사람들의 눈요기로 데려왔다가
    사람이 관리 잘못하고
    사람의 손으로 잡으려 마취를 하려다
    사람의 손으로 죽임을 당하니
    퓨마는 얼마나 억울할까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