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30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 연말에 흰 눈이 내리네요

 


사랑보다 찬란한 보석이 없음을

정녕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를 미워한 날이 더 많았던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믿음보다 진실한 빛이 없음을

가슴으로 새기고 새겼어도

불신의 늪으로 높은 울타리로 쌓았던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용서보다 아름다운 향기가 없음을

진실로 깨닫지 못하고

반목으로 싸늘한 바람만 불어왔던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비우고 낮추라는 말이 정녕 옳은 줄은 알지만

부질없이 욕심의 씨앗만 키워왔던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변명으로 포장한 고집과 아집으로

고요한 자성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끝내 홀로인 고독의 외딴 방으로

어리석게도 스스로 자신을 가둬버린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나만 잘살고 나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불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한 채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뒤돌아서 당신을 비난했던

슬기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지혜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12월의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곧 하얀 눈이 펑펑 올 것 같습니다.

그때, 내 마음의 천사도 함께 왔으면

오늘은 왠지 하얀 눈길을 걷고 싶습니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 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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