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4

캠핑장의 그 아저씨 ......

 



그 아저씨의 표정은 


이미 창백에 가까워 보였다.

널브러져있는 리빙쉘을 보니

텐트 치는것을 잠시 멈추고

타프 부터 치려고 했던 것이리라..

허나 4월의 햇살은 생각처럼 녹록치가 않다

바람한점, 나무그늘 하나 없는 


이 캠핑장에서.. 아저씨는 이미


티셔츠의 목부터 땀으로 젖고 있었다.

덥다고 칭얼대는 아이에게

작디작은 선풍기 바람을 쐬어주며


표독스럽게 쳐다보던 아내의 눈초리는


그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아이와 엄마는 결국 매점쪽으로 발길을 돌렸고

나는 그때를 틈타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그분께 말 한마디 건내지 않았음에도,

"고맙습니다"

말을 하며 팥죽같은 땀을 흘리던 그를 어찌


외면할수 있으리라…

한시간이 아득하게 넘은 시간동안

사투를 벌여온 팩들을 보아하니..


유투브로 많은 공부를 한것이 느껴졌다.

타프의 로프 간격을 너무 좁게 잡은 탓에

세우면 쓰러지고 세우면 쓰러지는


나의 꽈리고추 마냥 슬픈 광경이 연상되어


나도 모르게 잠시 눈물음 훔쳤던 것을 


애써 부인하지는 않으리라..

나는 팩을 뽑아 다시금 자리를 잡아 주고

꽃꽃이 서있는 폴대를 보며 팩을 치던


아저씨의 망치는 그제서야


제 할일을 하며 힘차게 팩을 두드렸다.

후딱 타프를 치자

이제 반쯤 들어간 폴대를 안고 널브러진 


텐트를 세워 주었다.

이제 아저씨의 표정엔

더이상 그늘이 져있지 않았다.

나는 얼음을 가득 채워온 아이스박에 있던

맥주 한캔을 건내며 고생했다며 작은 위로와 함께


그와 건배를 하고 내 사이트로 돌아왔다.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

이젠 누그러진 엄마의 표정을보니


내심 뿌듯함이 느껴진다.

그렇게 나는 아저씨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그도 나를보며 환하게 웃으며


나즈막히 목례를 하였다.

아저씨 오늘의 그 행복

영원히 잃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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