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여 일간의 기다림…그리고 남은 미수습자 5명의 이야기
세월호가 참사 이후 3년 만에 육지로 옮겨지고,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7개월간 이뤄졌지만 아직 5명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이 기다리는 미수습자는 단원고 2학년 학생이었던 남현철 군과 박영인 군, 단원고 양승진 교사, 부자지간인 권재근 씨와 권혁규 군입니다.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남현철 군은 기타 실력이 상당했습니다.
현철 군은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단원고 이다운 군의 자작곡 '사랑하는 그대여'의 가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에 기타를 세워두고 현철 군이 돌아오길 기다렸습니다.
기타에는 '아빠, 엄마는 죽을 때까지 너랑 함께 살 거야. 이제 그만 집에 가자'는 메시지가 적혀 있습니다.
현철 군과 같은 반이었던 박영인 군은 만능스포츠맨으로 통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구기 종목을 좋아했고 특히 축구를 좋아해 체대에 진학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영인 군의 어머니는 사고 전 아들이 "축구화를 사달라"고 했지만 사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사고 이후 새 축구화를 팽목항에 가져다 놓고 영인 군을 기다려왔습니다.
양승진 교사는 학생들에게 듬직한 선생님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선체가 기울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제자에게 벗어주고 학생들이 있는 배 안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세월호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지난 3월 23일은 양 교사와 아내 유백형 씨의 33주년 결혼기념일이기도 했습니다.
권재근 씨와 아들 혁규 군은 온 가족이 제주도로 이사를 하던 길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참사 당시 막내딸은 구조됐지만, 권 씨의 아내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고, 권 씨와 혁규 군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평소 한 살 어린 여동생을 끔찍이 아꼈던 6살 혁규 군은 여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내일(18일) 목포 신항에서 영결식을 치른 뒤 안산 제일장례식장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장례를 치를 예정입니다.
장례를 마친 뒤 가족들은 찾지 못한 유해 대신 생전의 유품을 태워 유골함에 안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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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절대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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