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2

前職 G-Bus 기사가 올린 글 ......펌글



버스와 관련된 커다란 사고들이 보도될때마다, 늘 아쉬웠던것이, 기사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해버리는 보도행태였는데, 이번에는 어쩐일인지, 기사가 그럴수 밖에 없던 배경에 까지 관심을 가지고, 보도가 되어서 다행스럽게 생각됩니다.  - 이게 다 대통령때문인가?

지금 뉴스에서 쉬는시간이 없네, 18시간정도 일을 하네, 이런 말들이 많은데, 솔직히 이런 숫자를 통해서는 느낄수 없는 더 절박한 느낌을 조금이라도 더 전달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전직 G-Bus 기사로써... 18시간의 근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것인지...


ㅇ 초보연수
   면허를 따고 버스연수니 뭐니 하는 업체를 찾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G-bus는 그런 연수도 필요 없습니다.
   대형 면허따고 한번도 대형차 운전 안해본 사람도, 그 사람의 상태봐서 운동신경이 나쁘지 않아 보이면, 하위노선으로 바로 투입해서 견습때 연습시킵니다. 여러분들이 항상 타고다니는 그 시내버스로요.... 저도 저상버스로 처음 버스 도로연수 했습니다. 승객태우면서요.
  운동신경이 좀 나빠보이는 사람이라고 별도의 연수코스가 있지는 않습니다. 사람 별로 없고 땅콩버스 돌리는 노선에서 일하면서 연습하는 겁니다.
  한번도 대형차 못몰아봐도 사람싣고 자체연수 시키는 G-Bus의 위엄 되시겠습니다.

ㅇ 노선연습
   G-bus의 노선견습에는 또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특별한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데요~~~

   - 사고안나게 신호까기
   - 나의 진행방향에 빨간불일때, 어디가 파란불인가 외우기
   - 이 신호를 까면, 어디쯤 신호는 파란불이니 무조건 까야하는 신호등 외우기
   - 어디의 특정 신호를 받기 위해서 최대로 밟아야하는 구간
   - 왕복10차선도로의 4거리 신호 까기
   - 먹통인 단속카메라 외우기
   - 단속카메라 미적용차선 외우기
   - 역주행 구간 역주행 타이밍 외우기 (퇴근시간에 송내역에서 부천전화국까지 6분에 간다면 믿으시겠어요? 그것도 버스가...)
   - 4차로 도로인데, 1차로에서 우회전들어가는 역주행 타이밍
   - 꽉 막힌 도로에서 차선 바꾸는 방법 (유투브에 나온 고속도로에서 밀어붙이는 그런 무식한 방법말고...베테랑만의 티안나는 방법이 있음)
   - 결정적인 3분 30초 짜리 신호의 파란불 들어오는 시간, 그걸 받지 못하면 앞차와는 4분이 추가로 벌어짐...

   뭐 이런걸 배웁니다. 그런데 이런걸 하지 않으면, 앞뒤차 간격에 문제가 생깁니다.
   회사에서는 앞뒤 맞추라고 하고, 모든 기사들은 달려나가고, 미친듯이 달려야만 맞출 수 있는 간격입니다.
나중에 익숙해지고 경력이 쌓이면, 이런 시간들을 우습게 조절하기도 하지만, 출퇴근시간에는 서로서로 그런거 없이 자신의 모든 노하우와 함께 버스와 박으면 니목숨이 날아갈까 내목숨이 날아갈까 하는 치킨게임을 하면서 치고나가지 않으면 그 탕에서는 개고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간격의 문제를 떠나서 버스 기다리던 사람들이 난리를 칩니다. 배차간격 안지키냐고..회사도 아니고 사람들이 뭐라함...ㄷㄷㄷ
   이미 인터넷에 수원-사당간에 77** 노선 유명하고, 일산에서 서울역가는 10**하고 11**의 강변북로 레이스 생각하시면 될듯...
   그래서 앞 뒤차의 간격도 중요한게, 앞차와 너무 벌어지면, 버스에 타는 사람이 많아져서 앞차와의 간격을 회복하기가 불가능해집니다. 그럼 차고지 들어가면 바로 나와야 합니다. 그렇다고 뒷차가 붙으면 회사에서는 그 뒷차에게 붙었다고 뭐라 하니까 또 도와주기도 애매한 상황이 되기도 하고 좀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앞뒤차간 간격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천천히 다니라고 하죠.... 근데...예를들어 왕복 랩타임을 3시간 30분을 잡아서 그 3시간30분안에 한탕 해결하고 쉬고 다음 나가는 시간간격인데, 천천히 버스 운행규정 다 지켜가면서 다니면 왕복1탕에 3시간40분이 걸립니다. 최대한 달려서 3시간10분에 끊어야 그나마 쉬는거에요



  ㅇ 일의 육체적 강도
    많은 분들이 얘기하죠... 앉아서 운전만 하는데 뭐가 힘드냐고,,,, 뭐 저도 사실 그럴줄 알고 시작하기는 했습니다.
   G-bus는 보통 하루를 풀로 일하는 형태가 많습니다.

   하위노선은 5시첫차로 해서 10시 30분 정도 막차가 나갑니다.
   주력노선은 4시첫차로 해서 12시 30분쯤에 회차지점에서 막차가 출발합니다.
   그리고 경기버스에서도 심야 타임이 있습니다. 갖다오면 새벽세시 넘습니다.  근데 이 사람이 아침 6시반쯤부터 운행시작했다는거....

   처음 일하는 사람이 겪게되는 흔한 증상입니다.
    - 목에 먼지가 낀것처럼 칼칼하고 아프고, 목소리가 안나옵니다.
    - 잠을 자려 누웠는데, 몸에 계속 진동이 느껴지고, 술취한 것처럼 머리속이 빙빙 돕니다.

   앉아서 운전만 하는데, 몸이 저렇게 됩니다.

  ㅇ 일의 시간적 강도 (일일)
    앞서 언급했지만, 첫차는 5시 또는 4시에 출발합니다.
    하지만, 버스는 시동을 걸어놓고 에어라는 것을 채워야 움직이기 때문에 미리 나와서 점검해야 합니다.
    새차는 에어가 빠지지 않으니 괜찮은데, 대부분의 경기버스는 똥차기 때문에 에어가 남아있을리가 없죠...
   또 한겨울에는 시동이 안걸려서 뜨거운물 들고 뒤에 엔진룸가서 물붇고.... 오일체크하고...  하물며 방전이면, 점프선들고 뛰어야하고 바쁩니다.
   첫차라 하면, 보통 늦어도 3시반까지는 나와야합니다.

   그렇게 보통 경기도 버스는 5탕에서 7탕을 돕니다. (탕이라는 말은 중국어로 탕 “趟”을 뜻하는 듯합니다.)
   왕복 3시간20분짜리 코스를 이렇게 하루 돕니다.  한탕에 8시간짜리 시내노선버스도 있습니다. 무려 숙박도 합니다. 그 노선은 하루2탕반!

   새벽차는 사람이 없어서 2시간이면 돕니다.  출퇴근시간에는 4시간가까이 걸리고, 그렇게 돌고오면, 도착한 시간보다 빠른 출발시간을 배정받아서 다시 달려나가야 합니다.

   쉬는시간이라고 간혹 있는데, 그 시간중에 텀이 좀 있는 쉬는시간에는 온전히 쉬느냐.... 그건 아닙니다.
가스 충전하러 가야합니다. 세차도 해야하고, 차량 점검도 해야하고.... 기사가 차 몰고 다니면서 줄서야합니다.  근데.... 기록에는 쉬는 시간으로 되겟죠


ㅇ 일의 시간적 강도 (주간)
    퐁당퐁당이 있고, 복격일이 있습니다.
   복격일은 2일타고 하루 쉬고 퐁당퐁당은 하루타고 하루쉬고의 반복

   복격일의 차량은 보통 5시첫차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가장 늦게 나와도 6시 반출발하는게 늦은 것이고, 일찍 끝나는 차가 11시정도...그리고 다음날 뒤순번으로 가서 나름 잠자고 오라고 순서를 짜죠...
   근데... 5시 출발하려면 4시반까지 와야하고... 그전에 집에서는 늦어도 3시반에는 일어나야합니다. 그리고 일찍 끝나서11시정도면, 돈통털고 주차하고 청소하고 그러면 11시반...집에가면 12시반...잠자면 1시에 잠들어서 바로 5시쯤 일어나서 6시까지 차고지에 가야 6시 반출발이 가능합니다.

   5시간?   4시간이나 잘까말까에요....
  그렇게 이틀을 뛰면...이틀째는 보통 막차니까 12시반정도 끝나서 집에가면 새벽2시... 이럴때는 그냥 잠 안와요.... 맥주 한피쳐...아니면..소주한병...면 잠이 안와요... 몸이 아파서 술없으면 잠이 안오는걸 정말 느껴본 사람은 알겁니다.
   그렇게 자고 12시쯤 일어나서 밥먹고 하면, 계속 멍한 상태가 지속됩니다. 그러다가 정신좀 들라치면 일찍 자야합니다.



격일근무하는거.... 퐁당퐁당...
제가 예전에 퐁당퐁당 할때.... 저장해둔 시간표 시간만 기재해드리겠습니다.

1탕 06:05 출발     08:55 차고지도착
2탕 09:04            11:48  세차
3탕 12:34            15:08   CNG충전
4탕 15:48            18:42
5탕 18:58            21:47
6탕 22:34            24:59 

스탠다드 하게 나오는 시간이 이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도 저는 다른데 비해 좋은 회사의 좋은 노선에 나름 쌕쌕이라 이정도지만, 달리는 개인적 역량이나, 노선의 좋고 나쁨, 운수회사의 레벨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납니다.  저런 시간표를 가지고 7탕을 뛰게하는 회사도 있어요...

회차지에서 쉬지는 못하지만, 갖다오면 그래도 숨 쉴 텀은 되었어요....

회사나온게 5시반...막탕뛰고 돈통털고 회사나오면 1시반.... 회사에 있는 시간 20시간...
집에서 보통 30분정도 일찍 출발하니까 집에는 21시간만에 귀가
씯고 뭐하는거 감안하면, 일어난지 22시간만에 취침....

근데....이걸.... 따블... 이른바 3일빵으로 간다면... 얘기가 틀려집니다.

저 짓을 연속으로 3일을 하면, 3일째는 점심먹고 나면 미쳐버립니다.

이상하게 앉아서 운전만 하는데도, 2일점심때부터 반응이 오기시작해서 3일째 가면 정말 몸이 미칠것 같고, 멘탈도 다 무너져서 오로지 쉬고싶다는 생각뿐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면, 앞에서 달려가는 차와의 간격은 벌어지고, 뒤에서는 붙고... 차는 막히고, 양보는 안해줘서 차선변경 못하고....
가끔 들이대는 진상손님과 막히는 길에서의 스트레스가 겹쳐서 멘탈이 무너지면, 그때부터는 이건 운행이 아니라 전쟁터에 나와있는 탱크운전병이 된 느낌으로 레이스하는 겁니다.
거기다가 경쟁노선과 손님경쟁해야죠....  경쟁노선 차선잘못타서 빌빌거릴때 빨리 역주행으로 우회전끼어들어가야 앞서갈수 있죠...

앞의 신호를 받아야 앞차와 벌어진 시간을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는데, 그 신호받으려면 양보고 나발이고 빨리 달려나가야죠...
손님 타던지 말든지 뒷문 닫혔다고 뒤에 불꺼지면... 앞문은 출발하면서 닫죠.... 그러다 사람 떨어지죠... 뭐 이런악순환입니다.

그렇게 한달...두달...세달이 넘어가면 몸과 마음은 이미 지칠대로 지쳐가는 겁니다.


ㅇ 얼마를 받는가?
   저렇게 해서 19~20일 일하면, 그래도 실수령액 기준으로 300가까이 받을수 있습니다.
   돈욕심에 저 스케줄로 5일빵 타는 사람도 봤습니다. 탄다는 놈이나 태우는 놈이나 둘다 미친놈임....
   (가끔 기사가 마음에 안든다고 저렇게 태우는 배차담당도 있음-까라면 까야하는게 기사입니다.)
  그러다 결국 사고나면, 기사가 옴팡 뒤집어쓰는 겁니다.


대충 이정도면 버스기사의 상황이 어떨지 감이 오실까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G버스 기사들이 경기도 소수의 좋은회사 좋은 노선을 목표로...또는 서울의 공영제회사 입사를 목표로 경력을 쌓기위해 일합니다.
하지만, 저런 분위기에 무사고라는 경력을 달성하기가 너무 힘들죠...

노선버스의 최고봉이라는 공항리무진에 입사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버스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혹은 빅3 버스회사에 가기위해 저러고 참고 있는 겁니다.
근데 너무나 힘이 듭니다.

위 글처럼 3일빵을 타고나면, 진짜 몸이 부르르떨리면서 술을 한잔하고 잠이 듭니다.
그리고 다시 새벽에 눈을 뜨게되면, 3일동안 고생할 생각에 출근할때부터 몸이 아파오고, 겁이 납니다.


제 기준에서 알려드리고 싶은게 더 있지만, 이정도로 기사들 상황에 대해서는 마무리를 해야겠네요...

그런데, 이 버스회사에 대한 적폐를 청산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이미 경기도지사가 버스회사 집안의 아들이고, 또 대부분 몇몇 대형업체로 흡수합병되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각 지역별로 매우 큽니다.
또한 옛 새누리계열의 국회의원들이 각 지역구 차고지에 선거운동 다니구 있구요, 친분도 있습니다.

사무직원들은 구청/시청과 이미 오랫동안 업무를 해왔기에 안면 다 트고, 편하게 서로서로 알음알음 그냥저냥 잘 넘어가구요....
기사만 불려다니는 거구요....

뭐 그렇게들 있으니까 버스회사 적폐청산 요원할 겁니다.

정말 화나는건, 전방감지 장치인가를 나라돈으로 달아준다는데.... 이 버스회사들이 지원금받아서 토지를 늘렸다는 기사를2년전에 본것 같은데, 뭐하러 나라돈으로 지원하는지...답답합니다.

맨날 만성적적자가 쌓이면 사업을 접어야지, 뭐하러 사업을 계속하느냐는 거죠..이 버스회사들이....게다가 다른 버스회사를 흡수합병도 해요...그 만성적 적자에 시달린다는 회사가 말이죠..



마지막으로 진짜 화나는건.... 이 버스회사에 기생하는 노조지부장들입니다.

보통 한국노총이 대부분인데, 이 지부장이라는 놈들은 노동자를 대변하는게 아니라, 노동자에게 똥을 싸고 있습니다.
노조라는게 제대로 굴러갔다면, 저런 이상한 근무형태가 나왔겠냐는 말입니다.
지부장이라는 것들이 해외연수를 뭣때문에 가는지....  도대체 앉아서 뭣들을 하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부장왈..... 1일 8시간 근무가 말이 되느냐? ....
이 딴소리 하면서, 월급에서 4~5만원씩 노조비 뜯어갑니다.


가끔 민노와 복수노조인 회사도 있는데, 여기서 민노는 휴~~~ 그냥 답 안나옵니다.
그 많이준다는 회사에 가서 일하지, 왜 꼭 여기서 그 돈달라고 때쓰는지...

하여튼 한노총은 사측 끄나풀의 어용노조이고.... 민노총은 그냥 미친놈들....
어느 노총이든 다 병신들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회사의 적폐와 더불어, 저런 어용노조의 배임도 함께 털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감정에 치우쳐 쓰게 된 것 같습니다. 몇일을 쓸까말까 고민하다가 최대한 꾹꾹 참으면서 써보긴 했는데, 잘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큰차 운전하는 사람들도 조심히 주변에 피해없이 운전해야겠지만, 회사의 저런 고질적인 병폐도 이번기회에 모두 털어져서...
요즘같은 불경기 짤리는 사람도 많은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주었던 경기도버스기사라는 직업이 조금이라도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빌게이츠가옳았다 님의 글을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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