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와 간호사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대략적인 의견을 보니
간호조무사를 오래 하면 간호사 면허를 줘도 된다는 의견은 거의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호조무사를 오래 하면 간호사 국가고시 응시 자격을 줘야 한다는 의견에는 의외로 찬성 하는 분들이 있네요
간호조무사를 오래 하면 (간호사) 실무에는 간호대 졸업자 보다는 익숙할 것이다
또한 직업 의식 및 윤리 의식 또한 어느 정도 갖춰졌을 것이다
이런 논리인 것 같습니다
간호조무사는 간호사를 보조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능으로
원래는 간호사가 하기 힘든 허드렛일을 하는 게 맞습니다
간호조무사에 대한 자격 요건을 봐도 간호 학원 몇주 다니고 시험을 봐서 합격하면 되는 수준으로
애초에 간호조무사를 만든 목적은 딱 그정도 직능이라는 얘기죠
대학병원에서 간호조무사의 업무는 물건, 샘플, 차트 등을 운반하거나 외래 데스크 업무를 담당하는 등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있는 병원 내시경실에서도 간호조무사는 내시경 세척 등을 담당할 뿐 주사를 놓거나 하는 건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 의원이나 작은 병원들을 사정이 좀 다르죠
의료 수가가 워낙 낮다 보니 전부 간호사를 고용해서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고
간호사 월급의 1/3 정도에 간호조무사를 일부 고용해서 (원래는) 간호사가 해야할 일을 시키고 있는게
대부분 의원의 현실입니다
이런 의원에서 하는 일은 대부분 주사를 놓거나 약을 주거나 환자를 안내하는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즉 간호사의 업무 중 가장 기초적인 부분입니다
간호조무사를 오래 하다보면 이런 부분에서는 경험이 적은 간호사 보다 능숙하게 할 수 있는건 당연합니다
마치 일부 업무에서는 숙련된 간호사가 어리숙한 인턴 보다 나은 경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그럼에도 우리는 간호사를 오래 근무했다고 해서 의사 면허를 주지도,
의사 국가고시를 치루도록 하자고 말하지 않습니다
면허가 전혀 다르고 각각의 직능에서 올라가야할 커리어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이는 간호조무사가 간호사 업무 일부를 능숙하게 한다고 해서 간호 국가고시 응시 자격을 주기 어려운 이유가 될겁니다
또한 의사고시를 치뤄본 경험를 비춰보면 사실 의사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가장 마지막 과정은
의사고시 이지만 이전의 의대 교육에서 이미 대부분의 소양과 지식을 갖춥니다
강의를 통해서 의사로서 알아야할 의학 지식을 습득하고
카데바 실습을 통해서 죽어서도 의학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자 했던 기증자들의 뜻과 해부학적인 지식을 얻고
병원 실습을 통해 선배 의사들의 삶, 병원 생활과 환자를 대하는 것들을 하나 하나 배워가는 것이죠
의사고시는 이 사람이 의대 교육과정을 제대로 밟았는지를 판단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역으로 의사고시를 합격했다고 해서 곧 예비의사로서의 자질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간호 국가고시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간호대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했으면 대부분 합격할만한 시험이지만
머리 좋은 사람이 족보만 달달 외워서 시험을 합격한다고 해서 간호사 면허를 주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겁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원칙대로 가는 것입니다
애초에 간호조무사가 경력이 쌓이면서 간호사가 별거 아니라고 느끼게 된다는게 문제의 시발점 입니다
보조를 해야할 직능이 아예 그 일을 하고 있으니 자신이 간호사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간호조무사는 간호사를 보조하는 원래의 목적에 맞게 일을 하고
의원급에서 주사를 놓거나 약을 주는 등의 일은 모두 간호사가 하도록 하면 됩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간호 인력을 더 배출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간호사들을 다시 필드로 나오게 해야 하는데
필연적으로 적지 않은 의료 분야의 개혁이 필요하고 정부나 국민들이 부담해야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겁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지금 처럼 진료비, 건강보험료를 내고 간호조무사에게 주사를 맞는게
좀더 비용을 내고 간호사에게 주사를 맞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죠
제 생각은 간호조무사 경력에 따라
간호대 입학 당시 가산점을 준다든지 나중에 취업할 때 호봉에서 어드밴티지를 주는 정도가 최대한 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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